전직금지 가처분 소송 성공기

상대측 항고 이유 대응

채권자가 항고를 진행하는 이유가 서면으로 작성되어 도착했다.

32페이지 분량의 긴 항고 이유가 작성되어 있었으며 무언가를 소명 할 자료들을 같이 제출하였다.

먼저 소명 자료들을 확인해 보니 지금까지 채권자 회사에서 대학원 진학 지원을 받은 직원들의 확인서와 같이 근무했었던 직원들이 작성한 업무 사실 확인서였다.

무려 14명의 직원들이 작성을 하여 제출했었다.

그런데 확인서들이 다 동일한 내용에 작성자 이름만 변경하여 작성되어 있었다.

사실 항고 숙려 기간 중 확인서를 작성한 채권자 회사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었다.

이 직원이 작성한 확인서와 내가 연관이 있어 궁금해서 연락을 했다고 해서 사실대로 이야기 해 주었다.

이때부터 뭔가 오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직원들에게 지시하여 작성해서 보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랐었다.

대학원 진학 지원을 받은 직원들의 확인서도 동일한 내용에 이름과 소속만 직접 작성한 확인서였다.

대학원 진학 인원 확인서

위 확인서를 보면 가린 부분 중에서 개인 정보를 제외하면 모두 동일하게 작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같이 근무했었던 직원들이 작성한 확인서에는 퇴직 전 내가 수행했었던 업무에 대해서 갑자기 업무 책임자가 변경되어 업무 수행이 힘들었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즉, 이로 인해 발주처의 신뢰에 손상을 입었다며 그에 더해 신규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받아 손해를 입었다고 되어 있었다.

이 역시 동일한 내용에 개인 정보 및 일부 프로젝트 이름만 조금씩 수정하여 작성되어 있었다.

상대측 회사 직원들 확인서 내역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래도 같이 근무했었던 직원들로부터 이러한 확인서를 받으니 심적으로 조금 타격이 왔었다.

채권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헛헛해 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채권자 회사 직원들 중에 가끔 연락을 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이러한 일로 조금 거리가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채권자는 채권자의 일을 한 거니 넘어가기로 하고 상대측 주요 항고 이유를 살펴보자.

  • 장기 근무 보장, 승진/승급, 많은 급여, 대학원 진학 등을 전직금지약정 대상으로 보지 않은 것은 부당한 결론이다.
  • 법원도 신청인 회사의 대상 조치가 부족하더라도 보호 가치 있는 이익의 크기가 현저할 경우 전직금지약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 채무자 재직 회사가 채권자 회사의 기술을 활용할 경우 채권자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이는 보호할 가치 있는 크기가 현저하다.
  • GIS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포털 업체들의 경우 채권자의 사업 체계를 이해할 수 없으니 전직금지 대상이 아니다.
  • 채무자 퇴직 과정에서 퇴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채권자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으므로 이는 배신 행위이다.
  • 채무자의 일방적인 퇴사로 채권자 회사는 수행 사업에서 발주처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엄청나다.
  • 채권자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상당수가 채무자와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였다. 즉, 채무자가 받은 혜택이 단순히 업무 성과에 따른 당연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채권자의 주장은 결국 법원의 결정이 이러하였지만 우리는 그 결정에 반대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본인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그 어떤 소명 자료도 없이 1심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다.

또한, 채권자 회사 직원들로부터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여 본인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변호사는 상대측 항고 이유를 자세히 보고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겠다고 하였다.

분명 1심에서 승소하여 우리가 유리하지만 항고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해 보겠다고 하였다.

꼼꼼하게 살피는 이러한 모습이 위안이 되기도 했다.

우선 나는 상대측 항고 이유 대응 위한 반박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변호사에게 전달하였다.

  • 법원이 전직금지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경우와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해당 사례는 영업 비밀을 보유하고 있는 임원 출신이 임기 종료 후 근무를 보장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회사와 동일한 영업을 한 경우이다. 이 또한, 소명 자료를 기반으로 증명하였다.
  • 그러니 채권자 회사가 말하는 현저한 이익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소명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 포털 사업자들이 채권자의 사업 체계를 이해할 수 없으니 전직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건 내가 재직하는 회사도 동일하다.
  • 발주처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는 등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 인력 운용은 채권자 회사의 영역이지 개인이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
  • 채권자 회사가 혜택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을 채권자 직원 상당수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나에게 준 것 들을 혜택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채권자 스스로가 개인의 성과에 의해 제공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채권자는 결국 아무런 소명 자료도 제시하지 못하고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채권자 측에서 개발한 서비스가 본인들 독점 기술을 활용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에 반박하기 위해 추가로 증거 자료를 제시하였다.

채권자 측에서 개발한 서비스는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개발되었는데 이 오픈소스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여 채권자 회사의 서비스가 독점적인 기술을 활용한 것이 아님을 소명하고자 하였다.

오픈소스 내용

추가로 채권자 회사 직원들이 작성한 확인서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담은 진정서도 작성하였다.

진정서

진정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10년 이상 같이 근무한 동료들로부터 받은 확인서는 심적으로 큰 타격이었다.
  • 항고 전 나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도 소송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협박성 전화를 했다고 들었는데 나로 인해 괜히 그분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 채권자 회사의 실체화되지 않은 손실을 진짜인 척하며 모든 잘못을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
  • 과거 채권자는 명확한 경쟁 기업으로 이직한 인원들에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아무런 경쟁관계도 아닌 회사에 이직한 나를 표적 삼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이 사건이 채권자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퇴사 차단을 위한 압박용 무기가 되지 않도록 공정한 판단 부탁한다.

진정서를 작성하고 변호사에게 전달하였으며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 오픈소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을 정리하여 변호사에게 전달하였다.

다음은 상대측의 항고 이유 대응 위한 답변서의 주요 내용이다.

  • 채권자는 원심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특별한 대가도 주어지지 않았다.
  •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현실적인 것이어야 한다.
  • GIS는 범용적인 의미의 용어로 특별한 독점 기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채권자 회사는 GIS 정보를 화면에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채무자 재직 회사는 GIS 정보를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채권자는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개발하였기 때문에 이는 독점 기술이라 볼 수 없다.
  • 채권자는 추상적인 손해만을 주장할 뿐 보호 가치 있는 이익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주장할 소명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채무자의 퇴직으로 수행 프로젝트 계약이 철회, 해지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상대측의 항고 이유를 모두 반박하여 서면을 작성하였으며 이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채권자 측이 항고에서 뭔가 대단한 소명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1심과 동일하게 했던 말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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