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도 업무 지원에 대한 연락이 가끔씩 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기분 좋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도와 주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전 회사에서 재직 중일 때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했었던 업체의 직원 분에게 연락이 왔었다.
가끔 안부도 묻고 했던 분이셔서 안부 차 연락 오신 줄 알았는데 7년 전 종료했던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에서 데이터베이스 정보가 잘못 나온다고 하셨다.
내가 전 회사를 퇴사하여 관련하여 기술적으로 지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고 전 회사에 연락 해 보시라고 정중하게 상황을 말씀드렸다.
그 통화 후 하루 뒤 전 회사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해당 프로젝트 프로그램 유지보수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를 하여 아무도 그 부분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결국 해당 업무에 대해서 기억을 살려가며 전 회사 담당 팀장과 업무를 수행할 직원과 통화를 하며 이틀정도 기술 지원을 해 주었다.
전 회사에서 도움을 요청한 업무 지원이 마무리된 후 정확하게 일주일 뒤 우체국으로부터 등기가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상하게 뭔가 싸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의 그 기분이었다.
퇴근 후 등기를 확인해 보니 전직금지 가처분신청 신청서라는 것이 전 회사(이후 채권자 회사)로부터 작성되어 도착했었다.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이 뭐지 하고 찾아보니 “특정 직장을 그만 둔 후에 그 직업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신청을 의미”라고 되어 있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 알아보니 일시적인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절차라고 한다.
다시 말해 본안 소송을 진행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특정 행위를 금지하게 해달라고 신속하게 요청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채권자 회사가 나에게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 퇴사할 것을 요청하며 본안 소송을 진행하기 전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서를 받고 한 동안은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내용을 찾아 보면서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답답했다.
얼마 전에 채권자 회사가 도움을 요청한 기술 지원(생각보다 큰 건이었음)도 다해 주었는데 마무리하자마자 신청서를 보냈다는 생각에 한동안 너무 힘들었다.
가처분 신청서 및 이후 오고가는 서면의 내용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 보다는 대략 어떠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정도의 수준으로 이야기만 하겠다.
채권자가 보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서의 목적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현재 입사한 회사에서 근무를 하여서는 안 된다.
② 위반 시 하루 당 1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채권자는 내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를 퇴사 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후 내용에는 왜 내가 퇴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31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되어 있다.
다시 한 번 더 이야기하자면 여기서 채권자는 상대측이며 채무자는 나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가처분 신청서에는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중심으로 상세하게 작성되어 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감이 없어 처음에는 내용증명처럼 무시해도 되겠지 했는데 이를 변호사에게 이야기하니 바로 미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간다는 걸 파악한 순간 나는 혼란스러웠다.
원래는 변호사와 통화 후 3일 뒤에 약속을 잡았는데 그 사이에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 질 것 같아 다음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만나기로 했다.
우선 내용증명을 대응해 주셨던 변호사님(노동법 담당 변호사는 아님)이 노동법을 담당하시는 변호사 두 분을 소개해 주셨고 이후부터는 이 두 분과 함께하게 되었다.
우선 첫 미팅 자리에서는 간단하게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고 가처분 신청 건을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우선 가처분 절차는 서면(문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하였다. 단, 처음에는 한번 심문기일이 지정될 것이기 때문에 심문기일에 변호사들이 법원에 출석하여 이 사안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가 미팅을 빨리 잡자고 한건 가처분 신청이 본안 소송 전 진행되는 것이어서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여 하루라도 더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그리고 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사실 지금 생각해도 변호사 비용은 내 예상을 벗어나는 금액이긴 했다.
그리고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말씀해 주셔서 나중에 최종 비용을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더 놀랬었다.
아무튼 변호사와 미팅 후 집에 와서 생각을 해보았다. 미팅을 한 법무법인과 진행을 할지 아니면 다른 곳을 더 찾아볼지를 하루 정도 더 고민해본 결과 소송 대리는 해당 법무법인과 진행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유는 비용이 조금 더 싼 곳이 있더라도 변호사를 다시 찾는 시간도 필요하고 설령 찾는다고 해도 현재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더 많이 소모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그 동안 많은 조언을 구한 곳이기도 하여 해당 법무법인을 선택하기로 했다.
사실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현 근무 회사의 법무 팀에 자문을 구해 보았지만 회사 대 회사로 사건이 접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개인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아무튼 소송 위임을 위해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약정서에 사인을 함으로써 나의 소송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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