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퇴사 결정
회사의 퇴사 요청 거부
3차례 면담 이후 다시 대표 임원과 면담을 하였다.
이 자리에서 대표 임원은 회사의 대표님 역시 퇴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며 퇴사를 할 수 없다며 억지를 부리셨다.
근로자가 근로의 자유가 있는데 왜 퇴사를 할 수 없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임원 수준의 파격적인 연봉을 제공하겠다며 거기에 (내년에 제공될 지 안 될지도 모르는)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셨다.
내가 원한 것은 돈이 아니었기에 나는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또한, 근무하면서 업무 개선을 매년 요구해 왔었는데 그 말을 지금까지 무시하고는 이제 와서 개선해주겠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경험 상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완료해야 퇴사를 허락해주겠다며 근로의 자유를 해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결국 2년 이상 걸리는 SI 프로젝트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제품을 모두 개발 완료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마무리만 해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미 팀원들에게 업무인계를 하지 않았냐고 하니 인정할 수가 없다면서 최종적으로는 퇴사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안 그래도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번 아웃이 와서 힘든데 이렇게 억지 주장으로 일관하시니 너무 힘들었다.
퇴사 결정! 퇴사 결정! 퇴사 결정!
결국 퇴사 10일전까지도 퇴사 절차를 진행해주지 않자 결국 나로서는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와 면담을 해온 대표 임원은 퇴사에 대한 의사 결정을 대표님에게 넘겼으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셨고 마지막으로 대표님과 면담을 해보라고 하셨다.
그리하여 대표님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만나주지 않겠다는 답변만 전해 들었다.
남은 개인 연차가 5일 있었는데 결국 회사가 정하는 방식으로는 퇴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업무 인수인계 등 마무리 한 후 연차를 사용하여 회사를 떠났다.
그런데 연차로 쉬고 있던 중에 대표 임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10년을 함께 했는데 잠시 회사에 나와서 대표님께 인사드리고 마무리는 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대표님 면담을 요청하고 회사에 가서 3시간여를 기다렸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
마지막 기억은 최악이었어도 10년을 함께한 정을 생각해서 회사에 갔는데 이렇게 거절당하니 씁쓸했다.
결국 짧게나마 A4용지에 손 편지를 작성한 후 대표님께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고 회사를 떠났다.
참고로 나는 먼저 퇴사한 선배들의 여러 상황을 눈으로 보고 힘들게 나가는 과정을 보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가피하게 면담 과정에서 휴대폰을 이용하여 녹음을 하였다.
그리고 퇴사 의사가 포함된 내용들도 수집하여 증거로 남겨두었다. 이 증거들은 향후 소송에서도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회사에서는 면담 과정을 녹음한 부분에 대해서 불법이니 뭐니 하면서 압박을 하였는데, 녹음된 내용에 영업 비밀과 같이 민감한 정보가 들어 있지 않는 한, 당사자들 간의 녹음이 범죄는 아니라고 한다.
제3자가 녹음을 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웃기고 슬픈 이야기지만 내가 퇴사한 이후로는 퇴사 면담 시 휴대폰을 가지고 갈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혹시 나와 같은 상황에 대한 걱정이 있으신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증거를 남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업무 인수 인계서에 실무 담당자들의 서명만 받았는데 최종 결정권자의 서명이 없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한다.